개인회생 사건 처리의 지역 간 편차, 회생법원 추가 설치 필요성 제기
2024년 들어 개인회생 사건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지역별 사건 처리에 큰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서울과 다른 지역 간 처리 속도의 차이가 두드러지며, 이에 따라 회생법원 추가 설치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개인회생 사건 처리 통계 및 지역 간 편차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개인회생 절차가 진행된 사건 수는 총 6만 6,682건으로 집계되었다. 이 중 5만 7,319건(85.8%)이 개시 인용을 받았으며, 개시 후 인가 여부가 결정된 사건 5만 4,115건 중 4만 6,894건(86.7%)이 인가됐다. 이러한 통계는 지역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서울회생법원의 개시율과 인가율은 각각 91.2%, 92.2%로, 전국적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광주지방법원과 창원지방법원의 개시율은 각각 72.8%, 73.5%로 낮은 편이며, 청주지방법원과 대구지방법원의 인가율도 각각 81.1%로 상대적으로 낮다.
작년의 통계도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서울회생법원의 개시율은 91.2%, 인가율은 93.3%로 전체 법원 평균을 상회했다. 그러나 청주지방법원은 개시율이 78.3%, 인가율이 80.8%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광주지방법원과 전주지방법원도 각각 개시율 74.6%, 인가율 81.4%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사건 처리 속도의 지역 간 차이
사건 처리 속도에서도 지역 간 편차가 확인되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회생법원에서는 개인회생 접수부터 개시 결정까지 평균 4.7개월이 소요된 반면, 강릉지원에서는 평균 10.1개월이 걸렸다. 개시부터 인가까지의 소요 기간도 서울에서는 2.8개월이 걸린 반면, 울산에서는 5.6개월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러한 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자주 언급되며, 개인회생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서울로의 이직이나 이사를 고려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법무법인과 법률사무소에서는 "개인회생 절차는 법원마다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며 상담을 권장하고 있다.
회생법원 추가 설치 논의
도산 사건의 급증과 지역 간 처리 속도의 차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회생법원 추가 설치가 거론되고 있다. 현재 도산 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회생법원은 서울, 부산, 수원 등 3곳에 불과하다. 서울회생법원은 개인회생 변제 기간을 3년 미만으로 단축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 실패로 인한 손실금을 변제금 산정에서 제외하는 등 비교적 관대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부산과 수원 회생법원도 실무 준칙을 마련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지방법원에서는 이러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대법원 회생·파산위원회는 지난해 6월과 12월에 회생법원 추가 설치를 권고한 바 있다. 위원회는 "폭증하는 도산 사건의 신속하고 적정하며 균질한 처리를 위해 회생법원을 전국적으로 확대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안병욱 서울회생법원장도 최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도산 사건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사건의 신속한 처리와 지역 간 격차 해소를 위해 회생법원 추가 설치와 서울회생법원 관할 확대를 위한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광주, 대전, 대구에 회생법원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된 상태이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인과 기업의 회생 및 파산 신청이 늘어나면서 사건 접수부터 선고까지의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빠른 사건 처리를 위해 고등법원 소재지에 회생법원을 추가로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개인회생 사건의 증가와 지역 간 처리 속도의 차이는 법적 제도와 사회적 요구의 미비를 드러내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회생법원 추가 설치와 법적 기준의 통일이 필요하며, 각 지역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체계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정부와 국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신속히 실행에 옮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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