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금융소비자들이 빚을 갚는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 수준과 불안정한 소득 흐름으로 인해 원리금 상환 능력이 저하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고용 시장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청년들의 경제적 압박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금융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서민정책상품 이용자 중 절반 이상이 2030대라는 사실은 이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29세 이하 가구의 평균 가계부채는 2021년 3,550만 원에서 2022년 5,014만 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1년 만에 41.2% 증가한 수치로, 같은 기간 다른 연령대의 평균 가계부채가 4.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그 상승 폭이 매우 크다.
특히, 고금리 대출로 인해 20대 차주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청년층 가계부채의 현황 및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29세 이하 가구의 평균 담보대출액은 3,354만 원, 30대 가구의 경우 7,367만 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29세 이하 가구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2022년 2분기 말 기준 0.44%까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젊은층 중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이 발표한 ‘2023년 개인회생·파산사건 통계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20대의 개인회생 사건 수는 3,278건으로, 전년의 2,255건에 비해 45.3% 증가했다.
사업을 운영하는 20~30대 청년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이들의 빚 상환 능력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으로 3개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는 173만1,283명에 달했으며, 이들이 보유한 총 부채는 691조6,232억 원에 이르렀다. 특히 20대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은 6.59%로, 전년 말에 비해 2.22%포인트 상승했다. 30대 다중채무자의 연체율 역시 3.90%로 모든 연령대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청년들이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안정적인 일자리 확보의 어려움이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7월 기준으로 15~29세 청년층 중 ‘쉬었음’ 인구는 44만3,000명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7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